명예 회복을 꿈꾸는 언더아머 주식
언더아머는 북미시장에서는 여전히 나이키와 아디다스 다음에 있는 스포츠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룰루레몬이나 뷰오리 같은 트렌디한 애슬레져 브랜드에 밀려, 이제는 식상하고 근육질 남성 만을 위한 매니아틱한 브랜드가 된 것이 사실입니다.
브랜드 이미지의 노후화를 설명하듯 `24년 1분기는 매출감소와 함께 마이너스 순이익을 기록했고 지난 3년간 주가도 -70%가까이 하락한 상태입니다. 물론 의류 브랜드는 뜻밖의 계기로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아직 언더아머가 실패했다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난 3월에는 1년 만에 기존 CEO를 해임하고 창업자인 케빈 플랭크(Kevin Plank)가 경영으로 복귀했으며, 요가, 레저 등으로 상품 영역을 확장하는 등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언더아머의 브랜드 경쟁력이 아닌 언더아머의 두 가지 주식 클래스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언더아머는 두 가지 티커 UA와 UAA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기업명은 Under Armour로 동일하지만 다른 주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의 차등의결권과 주식 클래스 ABC
한국의 경우 상법에 보장된 주주 평등의 원칙에 따라 보통주 1주는 모두 동일하게 1표의 의결권을 가집니다. 따라서 의결권이 제한된 우선주가 아니라면 모든 주주는 동일한 비율의 의결권을 가지고 같은 의결권의 가치가 주식에 반영됩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일부 주주에게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업자가 소유한 주식에는 1주당 100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형태로 소수지분으로도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차등의결권은 클래스(Class)로 구분되는데 보통 클래스 A와 B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 그리고 C는 의결권이 없는 주식입니다. 클래스 C주식의 경우 의결권이 없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의 우선주와 동일하지만 우선주와 달리 청산 우선권이 없다는 점에서는 보통주와 같습니다.
언더아머(UA, UAA), 알파벳(GOOG, GOOGL)의 차이
언더아머의 경우 UA는 의결권이 없는 클래스 C주식, UAA는 의결권을 가진 클래스 A주식입니다. 따라서 의결권의 가치만큼 UAA가 UA보다 프리미엄을 가지고 거래되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 보통주가 우선주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과 같습니다.
UA의 현재 주가는 6.53$, UAA의 현재 주가는 6.68$입니다. 과거에는 UAA가 좀 더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었지만, 현재는 의결권 프리미엄을 상실하고 UA와 UAA가 거의 같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UAA가 프리미엄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에는 언더아머가 발행한 또 다른 클래스 B주식의 존재가 있습니다.
언더아머 창업자인 케빈 플랭크가 전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클래스B주식은 1주당 10표의 차등 의결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케빈 플랭크는 클래스 B주식을 통해 전체 지분 일부를 가지고도 의결권의 60%이상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UAA의 경우 적어도 현재의 지분구조 상에서는 사실상 의결권의 영향력이 없기 때문에 높은 프리미엄을 인정받기 힘든 것입니다.
언더아머외에도 더욱 잘 알려진 알파벳(구글), 버크셔 해서웨이, 페이스북 같은 기업도 두 가지 이상의 클래스 주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워런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우 클래스 B에 무려 1만배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 알파벳 : GOOG(클래스 A, 의결권 1표), GOOGL(클래스 C, 의결권 없음)
- 버크셔 해서웨이 : BRK.A(클래스 A, 의결권 1표), BRK.B(클래스 B, 의결권 10,000표)
- 페이스북 : FB(클래스 A, 의결권 1표), 비상장 개인소유(클래스B, 의결권 10표)
어떤 클래스의 주식을 사야 할까?
그러면 언더아머의 부활을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UA와 UAA중 어떤 주식을 사야 할까요? 현재는 UAA와 UA가 거의 같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의결권이 있는 UAA 주식을 사는 것이 유리합니다.
향후 대주주의 EXIT등으로 지분구조가 변경될 경우 UAA의 의결권이 의미 있어 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 UAA가 UA보다 10%이상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던 상황이라면 무의미한 1표의 의결권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는 국내주식의 우선주 투자 시에도 같은 원칙으로 작용합니다. 해당 주식의 의결권의 가치와 우선주의 상대적 배당수익률의 우위가 우선주와 보통주의 스프레드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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