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 밸류업의 시작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가이드라인이 5월로 예정되었습니다. 이미 금융주를 중심으로 저 PBR종목들이 한 차례 주가 상승을 경험했고 일본의 사례처럼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과 한국 시장 재평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버블 붕괴 이후 장기간 박스권에 갇힌 주식시장을 회복 시키기 위해 지난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했습니다. PBR1배 미만 기업 등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공시하도록 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상장폐지의 요건에 반영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PBR 1배 회복의 방법
밸류업과 관련해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PBR 1배 미만 종목입니다. PBR 1배 미만 기업은 순자산가치보다도 시장에서 낮게 거래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밸류업의 구체적인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ROE와 PER을 곱한 값으로도 계산됩니다. 따라서 PBR을 올리기 위해서는 ROE를 높이거나 PER을 올려야 합니다.
- PBR(시가총액 / 자기자본) = ROE(순이익 / 자기자본) × PER (시가총액 / 순이익)
즉 PBR은 순이익의 증가 또는 자기자본의 감소로 개선됩니다. 순이익의 확대를 통해 시가총액을 끌어올리는 것은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의 문제이므로 밸류업을 위한 조치가 될 수 없습니다. 결국 PBR 1배를 회복하고 밸류업을 위해서는 자기자본의 감소가 즉각적인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자기자본은 자본금과 잉여금 등으로 구성되며, 자사주 소각은 자본금 감소 또는 이익잉여금의 감소로 처리됩니다. 즉 자사주 소각은 자기자본 감소를 통한 PBR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성장성이 제한적인 코카콜라의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한 이유도 자사주 소각에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을 통해 전체 주식수가 감소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상승하고, 이는 곧 주가의 상승과 주당배당금의 확대로 이어집니다.
미국의 경우 자사주 매입은 곧 소각으로 이어지지만, 국내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비율은 10%초반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 자사주를 매입하더라도 소각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거나 향후 EB발행 등에 사용하는 등 회사의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자사주 매입에 사용된 기업 내부 자금이 전체 주주의 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경영권 방어 등 대주주의 이익에만 사용될 소지가 큽니다.
주주환원의 확대가 근본적인 밸류업
주주환원을 위한 자사주 소각, 배당의 확대 등은 주가를 밸류업하는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국내 기업이 지금껏 이러한 조치에 미흡한 것은 주주가치 확대와 주가 상승이 대주주의 가치와 상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고 다른 주주와 함께 배당을 받는 것 보단 기업분할 등을 통해 자회사를 늘리고 급여를 더 받는 편이 더 유리합니다.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상속세도 줄일 수 있습니다.
대주주와 전체 주주의 이해관계가 다르면 주주환원의 확대가 이뤄지기 쉽지 않습니다. 기업은 전체 주주 가치의 확대보단 대주주의 가치 확대를 당면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대주주의 기업 사유화를 제한하고 주식회사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제도적인 규제가 밸류업의 근본적인 해답입니다. 그 시작으로 매입 자사주는 소각을 의무화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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