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가 불러온 전력 문제, 천연가스와 SMR이 대안이 될까?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를 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2022년 460TWh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1,000TWh이상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은 이미 2020년 기준으로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체 전력 사용량 규모를 뛰어넘었고, 2022년 460TWh 기준으로 영국의 전력 사용량을 크게 초과한 수준입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
데이터센터와 국가별 전기사용량 비교 (출처 Enterdata, IEA)

2020년 이전에도 데이터센터의 확장과 전력수요의 증가는 있었습니다. 다만 규모의 확대, 냉각기술 도입 등 효율화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 증가를 일정 수준 통제하는 것이 가능했고, 이는 기존 전력망의 수용 범위 이내에서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었습니다.

  • IRENA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출력은 6배가 증가했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6%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AI의 등장 이후 개별 데이터 처리에 사용되는 단위 전력이 크게 증가했고 하이퍼스케일급의 데이터센터 개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미국을 시작으로 전력 이슈가 급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데이터센터가 불러온 미국의 전력 문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빅테크가 모여있는 미국에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30%이상이 위치해있습니다. 이미 미국 전체 전력 사용량의 6% 이상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 국가 규모가 적은 아일랜드의 경우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이 2022년 전체 전력의 17%에서 2026년 32%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상업화된 미국의 전력시장은 기본적으로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기본 사용량을 초과하는 전력은 천연가스 중심의 첨두발전이 담당하지만 그 규모는 어디까지나 과거 전력 수요를 근거로 한 보수적인 수준입니다.

이미 많은 지역에서 예상하지 못한 데이터 센터의 전력수요로 인해 전력공급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빅테크가 밀집된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의 전력 가용성은 0.5%에 불과하고, 미국 최대 데이터 센터 시장인 버지니아 북부의 전력 가용성은 0.2%에 불과합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건설을 위해서는 자체 전력문제의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며, 이로 인해 많은 개발 건들이 지연되고 있기도 합니다. 가용 전력은 부족하고 데이터센터까지 연결할 송배전 시설도 노후화된 상황입니다.

결국 하이퍼스케일급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전력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와 이들 전력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배터리 기반의 ESS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데이터센터를 운영은 그 자체로 데이터센터의 RE100 달성을 가능하게 하지만 대규모 공간과 지리적 특성이 요구되는 태양광과 풍력에너지의 한계를 피할 순 없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위한 독립전원 수요 | 천연가스와 SMR

이러한 상황에서 천연가스가 또 다른 독립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SOFC방식의 연료전지 역시 데이터센터를 위한 단일 발전원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연료전지는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설치 지역의 제약이 없고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안정적인 품질의 전력 공급이 가능합니다. 천연가스 파이프를 끌어오는 것은 비교적 단기간에 가능하며 송배전 구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 블루수소와 그린수소의 단가 하락 등으로 수소 공급이 원활해질 경우 천연가스를 수소로 대체하여 완전한 넷제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같은 연료전지 수요를 포함하여 전력 부족 상황이 전체적인 천연가스의 수요를 자극한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Shell, BP, ExxonMobil과 같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기업들이 가스 운영을 확장하면서 AI의 수혜를 받는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워렌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코브 포인트(Cove Point)를 인수하는 등 천연가스(LNG)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천연가스 수요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SMR(소형 모듈형 원자로)이 독립화된 데이터센터의 발전원으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아직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 문제 등 기술적 문제와 원자력이 가진 정치적 이슈로 단기간 내 적용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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