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와 주가는 반대
이번 달 CPI에 이어 PPI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잠시 주식시장 조정의 빌미가 되었습니다. CPI와 PPI는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물가지표입니다. 물가가 생각보다 빠르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향후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선 이후 장기간 주식시장을 지배한 매크로 변수는 단연 금리였습니다. FED의 금리전망에 따라 주식시장도 상승과 하락의 뱡향을 정하곤 했습니다.
이처럼 금리와 주가는 일반적으로 마이너스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금리상승과 주가하락의 관계는 다음의 3가지 정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배당할인모형(DDM)
배당할인모형은 주가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밸류에이션 방법으로 미래 예상 배당금을 현재가치로 할인해서 적정주가를 계산하는 모형입니다.
- (배당할인모형) P=D1/r-g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금융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따라서 순이익과 배당은 감소합니다. 그리고 미래 배당수익을 현재가치화하는 할인율(금리)는 상승하게 됩니다. 따라서 분자는 줄고 분모는 증가하면서 기업의 가치가 감소합니다.
그래서 실제 시장에서도 금리상승 시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과 미래 수익에 의존한 성장주들이 더 많은 타격을 받게 됩니다.
자산대체효과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률이 상승합니다. 금리상승으로 보유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겠지만 신규 채권수요는 증가합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주식투자에 대한 투자수요가 채권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 인컴수익이 중요한 배당주들은 높은 채권금리와의 경쟁에서 투자 매력도를 상실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 이후 이번 금리상승 구간에서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섹터 중에 하나인 오피스 리츠의 경우 이러한 자산대체효과와 함께 공실률 하락에 따른 펀더멘탈 훼손,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비용의 증가 등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주식시장의 금리영향은 제한적이다.
이렇게 보면 금리와 주가는 매우 논리적으로 마이너스의 관계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기간의 시계열을 보면 금리와 주가의 관계는 설명하기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인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금리상승기에서도 미국주식은 꾸준한 상승을 기록했고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도 2022년 금리 급등시기를 제외하면 주식은 상승하고 있습니다.
금리와 주가 모두 경기에 따라 그 방향이 결정되는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주가는 경기에 좀 더 선행하고 금리는 경기에 상대적으로 후행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따라서 금리 상승과 주가 상승은 함께 나타날 수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리자체가 주가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기술주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AI등 혁신적 기술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면서 주식시장에서 금리와 같은 기존 매크로변수의 영향이 감소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올해 FED금리의 인하 시기와 횟수는 언론과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항입니다. 단기적으로는 FOMC위원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시장이 출렁이는 듯 하지만 조금 더 시야를 길게 보면 주식시장은 결국 기업의 성장과 펀더멘탈을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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